
최근 국제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 진출이 유럽과 한국 등 여러 국가의 산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한 저가 전략과 물량 공세로 기존 시장 질서를 흔들고 있는 중국의 행보는 알루미늄 재활용, 항공 환승,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 각국의 산업 정책과 탄소 중립 목표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 유럽 알루미늄 재활용 산업의 붕괴 위기
유럽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 역내 재활용 산업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왔습니다. 알루미늄은 새로 만들지 않고 고철을 녹여 재활용하면 탄소 배출량을 95%나 줄일 수 있어 유럽의 핵심 환경 정책 대상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은 알루미늄 재련업 등 1차 생산 업종을 포기하는 대신 재활용 산업 규모를 적극적으로 키워왔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탄소 감축 정책의 일환으로 알루미늄 생산량을 연간 4,500만 톤으로 제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중국 내 전기차와 태양광 산업 등의 발전으로 알루미늄 수요량이 폭증하자, 중국 기업들은 규제에 포함되지 않은 재활용 알루미늄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에서 고철을 사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이 유럽산 알루미늄 폐기물을 대거 사들여 재련한 뒤 다시 유럽에 수출하면서 유럽의 재활용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 보조금을 받은 중국 기업들이 유럽에 몰려가 알루미늄 폐기물을 높은 가격에 사들이면서, 유럽 기업들 사이에서는 정작 재활용할 고철이 없어지는 역설적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유럽 알루미늄 협회에 따르면 유럽 재활용 용광로의 약 15%는 현재 고철 부족으로 가동 중단 상태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오히려 중국이 재활용해 생산한 알루미늄을 역수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점입니다. 넷제로 달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구축한 선순환 구조가 중국의 물량 공세 앞에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유럽 차원에서 중국의 고철 수출 제한 같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 반값 환승으로 장악하는 한국 항공 시장
중국 항공사들이 반값 환승 티켓을 앞세워 한국의 하늘길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한국 승객을 태운 뒤 상하이나 베이징, 광저우 등 중국의 허브 공항을 거쳐 유럽과 미주로 보내는 이른바 환승 덤핑 전략입니다. 특히 인천발 환승 장사를 주도하는 중국 항공사는 에어차이나와 중국남방항공입니다.
에어차이나는 인천, 김포와 베이징을 잇는 노선을 바탕으로 러시아 상공을 통과하는 유럽 미주 장거리 노선에 특화했습니다. 중국남방항공은 광저우 등 남중국 허브를 환승의 기반으로 삼아 유럽과 동남아시아 연결편을 촘촘히 배치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이들 항공사의 가격 경쟁력은 압도적입니다. 인천에서 유럽 미주 왕복 항공권이 한국 국적사 직항 기준으로는 200만원대 이상인데, 중국 경유편으로는 80만원에서 100만원대 초반이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 포털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에서 11월 인천에서 중국 노선으로 한국 국적 항공사가 99만9,000여명을 수송했는데, 중국 항공사는 114만7천여명의 여객을 실어 날랐습니다. 여객 점유율도 올해 중국 쪽이 처음으로 우위를 점했고, 여객 증가율도 19.5%인 국적사 대비 중국 항공사가 28.9%로 훨씬 높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중국 항공사의 인천발 중국 경유 저가 환승 전략이 먹히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항공사는 한국 국적기와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지 않아도 돼 유럽 노선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한국인 무비자 입국 조치까지 맞물리면서 단순 환승이 아니라 중국 도시에 며칠 머물다 가는 스톱오버 관광 수요도 붙잡았습니다. 중국 주요공항도 무료 환승 호텔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서비스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경쟁이 줄어들어 장거리 노선 운임 인상 우려가 나오는 것도 중국 항공사에게는 기회입니다. 중국 항공사들이 이 틈을 노려 초저가 환승을 무기로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 전기차 시장 공략하는 중국 브랜드의 저가 전략
중국산 전기버스와 전기 승용차가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버스 차고지에서는 하루에 수백대의 전기버스가 드나들며 충전을 하는데 상당수가 중국산입니다.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22년 39%, 재작년은 51%로 절반을 넘겼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국내 업체에 유리한 방향으로 보조금 정책을 개편하면서 중국산 전기버스 보조금은 국산보다 많게는 5천만원 가량 줄었지만, 차량 인도 시기가 빠르다는 장점 등으로 지난해에도 36%를 차지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한 1년 걸리는데 중국산은 한 2, 3개월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산 전기 승용차의 공세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비야디는 소형 전기 SUV 아토3를 첫 모델로 한국 시장 공략을 선언했습니다. 2022년 출시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팔린 모델로, 기본 사양 모델은 보조금을 포함해 2천만원 후반대가 될 전망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저가 전기차보다 500만원 안팎 싼 수준입니다. 비야디 관계자는 "중국산 브랜드가 품질이 좋지 않다는 그런 부분에 대한 오해가 많아서 그런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단과 중형 SUV 등 두 개 차종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고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전국 15곳에 전시장도 열 예정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민해 볼 수 있는 가격들을 형성하고 있다는 측면이 가장 이상적인 장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전기차의 한국 시장 진출은 자국 내 과잉 생산과 유럽의 관세 인상 등에 따른 대응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과 정비망 부족, 정보 보안 우려 등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심입니다. 전문가는 "전기차는 국산차 대비 그렇게 열세가 아니구나라고 하는 인식을 가져가는 시점이 언제가 될 건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쯤 비야디의 성적을 보고 샤오펑이나 지커 등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한국 진출을 본격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결국 '손 대는 국가마다 풍비박산'이라는 표현처럼, 중국의 정부 보조금 기반 저가 공세는 유럽의 환경 정책을 무력화하고 한국의 항공과 자동차 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는 국가들은 유럽과 한국이며, 이득을 보는 쪽은 중국입니다. 원인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자국 내 과잉 생산 문제이며, 결과는 각국 산업 생태계의 붕괴 위기입니다. 각국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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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손 대는 국가마다 '풍비박산'..'후려치기'로 다 말려죽인다 / SBS / 모아보는 뉴스
https://www.youtube.com/watch?v=jZc73al0iFY